[출처 : 법률저널 10월 10일 게시글]

바른기회연구소, 공무집행·업무방해죄로 고발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의무적으로 6개월 실무수습을 거쳐야 사건 수임 및 변호사업 개업이 가능하지만 이같은 실무수습에 겉돈다는 비판 속에 ‘땡땡이’ 수습생들이 형사 고발돼 주목된다.

최근 모 방송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주관하는 변호사연수 대상자들 중 대다수(150명 중 120여명)가 실제로는 연수과정에 정상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수강좌가 시작할 때(아침 9시 내지 오후 2시경) 출석체크기에 출석카드만 찍은 다음 연수장소를 빠져 나와 시간을 때우다가 연수강좌가 종료할 때(오후 12시 50분경 내지 오후 5시 50분경) 즈음해 연수장소에 돌아와 출석카드를 찍는 방법으로 거짓출석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바른기회연구소(소장 조성환)는 10일 “이는 로스쿨 변호사들의 연수부정행위”라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내지 업무방해죄’로 해당 부정행위자들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고발했다.

▲ 고발장을 접수하기 직전의 바른기회연구소 관계자들 / 사진: 바른기회연구소

조 소장은 고발장을 통해 “변호사법 제1조에 따르며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며 “따라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변호사로서의 능력과 도덕성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러나 피고발인들은 이러한 능력과 도덕성 어느 하나도 갖추지 못했고 변호사로서 실무를 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는 변호사연수과정도 제대로 이수하지 않아 변호사로서 능력이 의심된다”며 “거짓출석을 통해 ‘불법으로’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하려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도덕성도 결여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피고발인들은 변호사로 시작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범법행위를 자행하고 있어 이들이 변호사가 되었을 때 또다시 어떠한 범법행위를 할지는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면서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피고발인들의 범죄행위를 철저히 수사하시어 엄히 처벌해 주길 바란다”고 적시했다.  

나아가 “이들의 이러한 행위는 법무부 내지 대한변호사협회를 기망해 연수과정을 부정하게 수료한 후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려고 시도하려 한 행위”라며 “내부적으로 여러 차례 논의를 거듭한 끝에 형사고발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면서 고발 배경을 밝혔다.

좀 더 구체적 이유를 들여다보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업무능력에 강한 의심이 드는 마당에 변호사연수마저도 땡땡이치는 건 스스로 변호사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이번 변호사 연수는 법무부 보조금 약 4억 3천만원이 투입된 상황에서 국민의 혈세에서 나온 국고가 투입된 이상 납세자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다는 점 ▲무엇보다도 불량변호사의 배출은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는 점 등을 꼽았다.  

참고로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는 6개월 이상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법률사무에 종사하거나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주관하는 변호사연수를 받지 않으면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 등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

이에 대해 일부 로스쿨 출신들이 2012년, 2013년 두 번에 걸쳐 위헌소원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로스쿨 출신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곧바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므로 법률사무 종사 또는 연수를 통해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것에는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변호사연수제도의 합헌성을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