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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변호사시험에 압도된 로스쿨, 교육은 “늪에 빠져 허우적”
등록일 2019-10-02 조회수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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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에 압도된 로스쿨, 교육은 “늪에 빠져 허우적”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2009년 출범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제도운영 11년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학생, 교수 모두에 불만만 키우고 법학은 법학대로 퇴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기본법은 말기 암에 걸려 시한부 연명을 하고, 심화과목은 자연사, 전문과목은 살처분됐다”는 현실인식까지 쏟아졌다. 학생들은 변호사시험에 끌려가고 교수들은 학생들에 끌려가고 있다는 것. 특히 교수들은 가르칠 것은 한가득 쌓아놓고도 제대로 교육할 기회조차 없어 학생들에게 죄책감마저 앞선다는 고백까지 나왔다.
 


“기본법: 암 말기, 심화법: 자연사, 선택법: 사망”


“변호사시험이 학생, 교수 좌지우지...교육 부재”
연세대·고려대 법학연구원 학술대회서 개선 주장


“이론·판례·실무 조화로운 교육과 출제 이뤄져야”


“선택과목 이수제로 전환하면 기본법에 더 충실”


“로스쿨 4년제로 늘기거나 6년제 학부 로스쿨로”


지난달 27일 오후 고려대 CJ법학관.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원장 지원림)·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원장 박덕영)이 『로스쿨에서 법학 교육과 평가』라는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한 자리.


로스쿨 교육, 변호사시험, 로스쿨 평가, 학문후속세대 양성 등에서의 현실적인 문제점 진단과 개선방향에 대한 논의들이 오갔다. 우선 변호사시험 개선이 시급하고 교육 과정과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는데 중론이 모아졌다.


▶‘공법의 교육과 평가’에서는 김하열 교수(고려대)와 이희정 교수(고려대)가 발표하고 김남철 교수(연세대)와 조소영 교수(부산대)가 토론을, 김종철 교수(연세대)가 사회를 ▶‘형사법의 교육과 평가’에서는 박정난 교수(연세대)와 전지연 교수(연세대)가 발표하고 홍영기 교수(고려대)와 허훈 검사(법무연수원, 고려대)가 토론을, 하태훈 교수(고려대)가 사회를 맡았다.


▶‘민사법의 교육과 평가’ 주제에서는 김규완 교수(고려대), 김명숙 교수(고려대), 윤남근 교수(고려대), 최영홍 교수(고려대)가 발표를 하고 강수미 교수(연세대), 김홍기 교수(연세대), 엄복현 변호사(서울북부지법 국선전담)가 토론을, 박동진 교수(연세대)가 사회를 맡았다 ▶‘선택법의 교육과 평가’에서는 박덕영 교수(연세대)가 발표하고 조영선 교수(고려대)와 심재한 교수(영남대)가 토론을, 강병근 교수(고려대)가 사회를 맡았다.
 


헌법·행정법 통합출제는 혼인무효격...분리해야


김하열 교수는 “현 헌법 교육은 변호사시험에 압도된 상황”이라며 “매우 중요한 과목이지만 학생들은 변호사시험 대비 위주로 학습하는 경향이어서 헌법 내 선택과목을 개설하지 못하는 등 전문·특성화 교육이 실종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학생들은 정평 있는 책이 아닌 요약, 정리, 편집 위주의 수험서에 의존하는 탓에 헌법 지식·정신에 대한 기본적 학습의 충실성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


실무교육과 관련해서는 “연습, 실무, 임상법무실습 등은 적합성이 높지만 전임교원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민·형사 재판실무, 검찰실무에서는 현직 실무요원 파견교육이 이뤄지지만 공법분야는 국가나 공공기관으로부터 강의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변호사시험에서 헌법과 행정법이 통합출제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과목의 근본적 상이성, 융합 소재의 한정 등의 이유로 현실적으로 교육이 분리된 상황인 것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헌법의 포괄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시험과목에서 헌법과 행정법을 분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희정 교수는 로스쿨 제도 이전에 비해 행정법의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즉 필수 이수과목의 감소로, 시간의 압박으로 인한 단원간 연관성, 원칙적 도그마틱에 대한 다양한 예외, 개별 판례에 사용된 카주이스틱 등의 이해를 도울 풍부한 설명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시간이 갈수록 교육과정 내용의 분량이 적어지는 교과서처럼 변시 대응능력을 상한으로 맞춰지는 경향”이라며 “이론이 뿌리를 두거나 영향을 받은 외국법들과 이후 자체적인 발전과정에서 정립된 이론들을 조화롭고 논리 정합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행정법 각론(개별 전문영역)에 대해서는 “전임교원 시수 및 수강생 모집 어려움 등으로 토지공법, 지방자치법 등 비수험과목뿐만 아니라 입법학, 이민법 등 사회적으로 새로운 수요가 발행한 과목들의 개설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환경법의 경우 변시를 앞둔 3학년에 개설 중이며 허가와 손해배상상의 특별법 등 매우 중요한 분야를 변시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가 뜨거운 이슈지만 가르치질 못해 양심의 가책마저 든다”면서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출제영역에 추가할 것을 주문했다.


개별 전문영역과목은 로스쿨별 주요과목을 중점적으로 개설하고 로스쿨간 학생들이 왕래하며 수강하는 방법과 또 일반대학원 과정과도 협력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김남철 교수도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에 경도된 법학 실정을 우려했다. 김 교수는 “변호사시험 제도를 로스쿨이 독점하고 있고 비로스쿨 법과대학과 경쟁하는 구도도 아니어서 로스쿨이 변시 위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통칙이 없고 수많은 개별 법률들이 존재하는 행정법 특성을 고려하면 관련 사례를 접하고 여기에서 발행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과정을 반복하는 훈련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고 단기간 안에 많은 내용을 강의해야 하는 교수들도 상대적으로 애로가 많다”고 지적했다.


변호사시험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수험 위주의 강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 “교육이 3년 과정으로 축소되고 변호사시험 합격률도 낮아지면서 학생들은 교과서가 아닌 수험서에 의존하고 특히 교수들 또한 강의 시 말이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앞 뒤 한 장 분량의 행정법 답안지에 심지어 8~9개 쟁점을 물어 답안이 항목별로 한두 줄에 그치고 있다”며 “중요한 쟁점에 대해 지식을 충분이 담아낼 수 있게 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자조했다.


그는 또 “헌법과 행정법은 공법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내용이 확연히 구분되고 상이하다. 그 동안 시도됐던 사례형에서의 공법통합문제 출제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던 같다”면서 “변시에서 헌법과 행정법의 분리가 타당하다”고 했다.


아울러 선택과목을 학점이수제 등으로 전환한다면 학생들이 기본과목에 더 전념할 수 있다고 했다.
 



조소영 교수 역시 변호사시험이 교육을 리더하고 있고 출제경향과 내용에 따라 현실교육은 학생들의 선택에 의해서 좌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변호사시험제도개선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도 변시의 자격시험화도 좋지만 출제경향도 바꾸어야 한다고 중론을 모은 바 있다”며 “현재 선택형, 사례형, 논술형으로 전과목을 4일만에 봐야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선택적으로, 특유한 쟁점만을 학습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공법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헌법과 행정법의 공동문항을 각각의 법영역을 다룰 수 있도록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헌법·행정법을 사례형에서 통합출제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특정부분만 출제할 수밖에 없어 나머지 무수한 중요 부분들은 경시될 수 있다는 것. 분리를 하면 적어도 수험생들이 특정 몇 개의 기본권만을 선별해 공부하는 학생 특유의 협애적인 수험준비를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헌법을 헌법답게, 행정법을 행정법답게 출제해야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가르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며 “심지어 통치구조를 배우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법을 배우는 모순에 직면한다”고 했다.


필수과목 이수학점을 늘릴 것도 강조했다. 기본과목 이외에 선택과목들이 고사하는 교육현실은 사실상 필수과목 이수학점의 제한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에서다.


김 교수는 “출제를 하려면 교육현장을 감안해야 하는데 현장은 학생들이 주도하고 있어 학생들을 강제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며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결국 로스쿨 과정을 3년에서 4년으로 확대하는, 필수학점 확대 등의 방안들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조 교수는 일각에서 주장되는 ‘표준판례를 통한 시험분량 축소’에 대해서는 “공법 각 영역에서 쟁점별로 중요한 내용은 시간이나 관련된 사건의 사실내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특정 판례의 재판부의 입장이 아니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법원리와 구조가 중요시 돼야 한다”며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지나친 판례는 지양하고 법리교육 강화해야


형사법 과목에서도 “학생이 수강생이 아닌 민원인과 같다”는 인식에서 변호사시험이 바뀌지 않으면 교육이 정상화되기 어렵다는데 견해들이 모아졌다.


김정란 교수는 “로스쿨이 학원으로, 교수가 학원강사로 추락했다는 비판을 부정하기 어렵지만 학교 교육과 법조인 양성의 단절이라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다양한 전공자들의 법조계 진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나름의 긍정적 측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 만큼 폐지대상이 아닌 개선 발전시켜야 제도”라면서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변호사시험에서의 선택형을 누가 더 많이 판례의 결론을 많이 암기하고 있는지가 아닌 기본적 판례와 다양한 법이론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평가하는 시험으로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교육과 연계한 표준판례를 통한 판례의 범위를 대폭 축소하되 전원합의체 판결은 소수의견까지 출제함으로써 비판적 분석능력을 함양하고 법이론 출제도 강화하자는 것이다.


사례형은 사법시험에서처럼 일반서술형(단문형) 출제하고 기록형은 선택형, 사례형에 의하여도 출제할 수 있는 법리적 쟁점보다는 사실인정 쟁점으로 전환할 것도 제안했다.


특히 김 교수는 변시의 자격시험화를 통해 학생들이 보다 넓은 안목과 흥미를 갖고 다양한 법이론과 실무를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것과 법학교육은 이론을 위한 이론교육을 지양하고 판례와의 연계를 통해 실천적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고 실무교육은 실제 형사소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인정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기초법의 수강 필수과목화, 선택과목의 학점이수제, 이론교수 채용비율 확보, 로스쿨 육의 5~6년제로의 전환 등과 같은 제도개선을 통해 학문후속세대 양성에도 힘을 쏟자고 했다.


전지연 교수는 판례, 실무, 실습 등 교육할 내용은 확대된 반면 이론, 소수의견 학습 등은 축소되고 있는 형사법 교육현실을 지적하며 개선방향을 언급했다.


전 교수는 “단기간에 다양한 교과목의 학습을 요구하고 있고 법학은 수험법학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전문가도 부족해 심화과목은 자연사에 이른 지경인데다 교수의 양적·질적 능력의 부재라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변호사시험은 범위가 과다하고 출제는 지엽적이고 판례 또한 충분한 이해와 근거에 바탕을 두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


따라서 형법교육은 법리에 충분한 이해를 기초하고 이에 기초한 사실관계의 파악과 변론 능력 을 키우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계절학기의 정규화, 로스쿨 교육의 통일화를 통한 수월성과 균질성 담보 등의 교육환경도 개선하자고 주장했다. 변호사시험 또한 합격률 제고, 과목·범위·질적 개선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


전 교수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작품과 AI가 그린 동일 작품을 비교한 뒤 “최첨단 정보통신의 시대에 판례의 결론만을 묻는 시험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며 법리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홍영기 교수는 학생들이 변호사시험에 준비에 이용한 OX 교재 일부를 소개한 후 “변호사시험 개혁 없는 교육 개선방안은 한계가 있다”고 단언했다.


홍 교수는 “개별 사실관계를 고려해야만 하는 판례도 요약해서 외우는 것은 법학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심지어 50~60년전의 판례가 변시에 출제되는 탓에 판례 결론만 외우는 것이 판례 동향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출제 대상 판례의 개수 제한, 선택형시험의 폐지와 사례형답안의 분량제한 폐지, 자료제공형 시험출제 및 단말기를 통한 답안작성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홍 교수는 “사례형 문제의 논점이 간소화되면서 사례형이 판례의 결론만 묻는 선택형화되고 있다”며 “답안의 분량제한을 폐지해 법적 사고력을 충분히 남아낼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 교수는 다만 “제도개선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데,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주장은 자칫 교육과 교수의 편의성만 강조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신중한 접근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훈 법무연수원 검사는 로스쿨 교육과정만 개선할 것이 아니라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로의 전환도 필요하다는데 주목했다.


허 검사는 “과거 사법시험 출신과 달리 변시 출신에 대해서는 법조계 진출과 동시에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기본적인 고민보다 일단 판례부터 찾는, 시험에 필요한 공부한 한 탓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허 검사는 “재량의 여지없이 정답을 맞춰야하는 선택형시험의 특성상 법무부로서도 불필요한 정답시비를 예방하기 위해 판례에 근거한 출제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선택형에까지 학설과 이론에 대한 이해도를 요구한다면 시험범위를 오히려 늘리는 꼴이므로 법조문과 판례 중심으로 출제하고 이론적인 내용은 사례형시험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했다.


사례형에서는 증거법 관련 쟁점 중 기록형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전문법칙과 관련된 쟁점은 과감히 제외할 것을, 기록형에서는 기본적인 쟁점을 다루는 재판기록을 출제하고 검토의견서 형식에서 사실인정 출제가 주를 이루되 기록의 분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논술형은 컴퓨터를 이용한 시행을 주문했다.
 


출제 형식과 내용 개선하고 채점기준표도 제공해야


민사법 분야에서도 변호사시험과 로스쿨 교육의 연동이 없는 한, 이론교육은 쇠퇴해 법학이 몰락하고 판례중심의 명목상의 교육만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들이 나왔다.


김규완 교수는 성균관대 로스쿨 이경렬 교수의 ‘말기법학의 연명장치 마련을 위한 제언’이라는 논문을 언급한 뒤, 변증법적 방법을 통해 발전방향을 제안했다.


논문에서 법학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된 학부법학과의 소생 방안과 로스쿨 입학시험의 평정요소로서의 학부법학 이수학점 강화 방안은 실현 불가한 대안으로서 결국엔 변호사시험의 변화를 통한 해결책에 방점을 찍자는 것이다.
 



변호사시험 형식이 개별적인 판례의 결론과 이유를 암기하는 것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서 개념 또는 제도를 함께하는 유사한 판례들을 관통하는 판례이론을 적용해 풀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거나, 법개념과 법제도에 관한 설득력 있는 학설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학생들이 이론교육에 대한 관심과 경청을 유인할 수 있도록 제9회 변시부터는 채점기준표를 나름의 형식과 내용을 고민하고 연구해 공개해 보자는 제안이다.


나아가 로스쿨 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발전적 정착을 위한 장기과제로서 김 교수는 “변시를 선발시험에서 자격시험으로 바꾸는 것”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변시가 로스쿨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규정하는 본말전도의 상태”라면서 “변시 문제의 형식과 내용 및 채점기준 투명성에서의 변화가 로스쿨 교육의 질적 향상과 성과로 평가된다면 자격시험화도 기대보다 빨리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명숙 교수는 2019년 3월 로스쿨평가위원회가 마련한 로스쿨 3주기 평가기준을 상술한 후 로스쿨에서의 민사법 분야 교과목을 기본법 체계와 이론의 습득이 필요한 기본이론 과목, 이론적 지식을 바탕으로 구체적 사항에 적용할 수 있는 연습교과목, 실무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실무교과목으로 구분했다.


김 교수는 고려대 로스쿨의 민법 교육과정을 소개한 뒤 “학생들 상당수가 민사재판실무를 이수한 후에 민법연습과 민법기록연습을 이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본교과 이수 후에 심화교과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제한된 시간 내에 방대한 양을 다뤄야 한다는 부담과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면서도 “기본교과를 가르치는 경우에도 구체적인 사례나 판례에 나타난 기본원리를 설명하면서 상법, 민사소송법에서 다뤄야하는 내용까지도 간단하게나마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예습 유도, 쪽지시험 등을 통한 자기점검 기회 부여, 각종 시험 후 강평 내지 개별지도 등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2009년 고려대 로스쿨에 공익법률상담소를 개원해 임상법학 실무교육 시도를 이끌었던 윤남근 교수는 “초기에는 연간 상담건수가 100건을 넘는 등 학습자료가 될 수 있는 사건 수가 상당히 확보됐으나 전담교원이 부재 등으로 법률상담을 통한 실무교육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며 리걸클리닉 실패 경험담을 전했다.
 



윤 교수는 “영미법 국가에서는 민사법 교재 자체가 판례인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법이론과 판례 사이에 거리가 있는 법체계여서 법이론을 실제사건에 적용하는 교육이 더욱 필요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면서 “실제 모의고사를 채점해 보면 ‘어떻게 이렇게까지 답안을 못 쓸까’하는 우려를 겪곤 하는데, 그럼에도 이들 중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며 역설적인 현실을 토로했다.


윤 교수는 “사법연수원의 교재 및 기출문제를 실무교육에 많이 활용해 왔지만 이젠 연수원 폐지로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윤 교수는 특히 “실무교수들도 이론교수 못지않게 이론에 밝아야 하므로 실무교수가 이론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며 “하지만 일부 로스쿨에서 실무과목과 이론과목 사이에 벽을 쌓아놓고 실무교수들이 이론과목을 강의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함으로써 실무교수들이 교육현장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인식의 재전환을 주문했다.


김상중 교수는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과 상법의 위축, 나아가 상법분야 내에서 회사법의 축소라는 현실을 크게 걱정했다. 그러면서 분야별 출제비율의 안분 또는 회사법과 나머지 상법분야 문제의 혼합형 출제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 “국가 사회에 기여하는 법학이어야 하며 법학 중에서도 가장 실용적인 상법의 정체성 정립을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기 교수는 일본의 로스쿨 교육과정을 소개했다. 과정 및 운용방식이 탄력적이고 대학의 자율성이 크다는 점, 개별로스쿨의 졸업이수학점이 한국보다 많고 학부법학이 있다는 점, 사법시험은 선택형, 사례형으로만 치러지고 평가과목 수가 상대적으로 적으면서도 시험시간은 길다는 점, 1년 과정의 사법연수소에서 기록형 등 실무교육이 이뤄진다는 점 등을 일본 법조인양성제도의 장점으로 꼽았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법조인이 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반면 학문은 학문대로 고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일본보다 우리는 다양하고 심도있는 교육을 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법학의 기본개념부터 실무교육, 나아가 다양한 전문성까지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편제를 의대와 비슷한 형태의 6년제 학부 로스쿨 제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과 시험을 통한 법조인 양성제도는 양립하기 어렵다”며 “전자의 취지를 살리려면 변시는 교육을 보완하는 수준과 방식이어야 하고 법조인 배출의 통제가 필요하다면 정원, 학제개편 등을 통해 논의돼야지 합격자 숫자를 통제하는 방식은 로스쿨 교육에 악영향만 미친다”고 했다.


강수미 교수는 로스쿨평가위원회의 평가내용과 기준이 과연 현실적으로 적용하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인지에 의문을 던지며 실질적인 평가가 될 수 있는 내용들에 연구가 필요하고 또 효율적인 교수·학습체계의 구축에도 부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엄복현 변호사는 학부 법학 석·박사, 로스쿨 1기 입학, 군복무 휴학 후 5기와 졸업, 재판연구원 역임 등의 경험을 통한 로스쿨 발전상과 제도개선 내용을 전했다.


엄 변호사는 “과거 1기 때에 비해 5기 때의 수업이 이론교육과 실무교육의 균형이 한층 조화로워졌지만 절대적인 수험시간은 여전히 부족했다”며 “교육시간 부족은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부담이 되며 여기에 변시 합격률 하락까지 더해 로스쿨 교육은 과거처럼 수험법학으로 교육과정이 변질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 판례 지식은 선택형으로도 충분하고 사례형과 기록형은 판례 검색이 허용되고 자판을 통한 답안지 작성과 충분한 시간도 제공되는 현행 법관 임용시험에서처럼 바꿀 것을 주문했다.


그는 다만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관련해서는, 그 기준을 무엇으로 할지, 또 실력 담보 여부, 신규 변호사 확대로 인한 법률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선택과목 시험 폐지, 학점이수제로 전환해야


선택과목과 관련해서는 타 과목 교수들도 변시 과목 폐지 및 학점이수제로의 전환을 주장하지만 기본과목의 충실화를 위한 자구책으로서의 방법론에 가깝다.


하지만 정작 선택과목 교수들은 “기본법은 말기암 환자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살 수도 있다는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지 않나”면서 “선택과목은 이미 사망, 살처분, 폐사한 상황”이라고 했다.


박덕영 교수는 “국제거래법 40.9%, 환경법 22.4%, 노동법 16.3%, 경제법 10.2%, 국제법 4.7%, 지적재산권법 3.2%, 조세법 2.4% 등으로 변호사시험에서의 선택과목 쏠림현상이 뚜렷하다”면서 “여기에 더해 선택과목간 합격률 편차도 다르고 국제법은 지난 8년간 꼴지였다”고 했다. 실제 올해 8회시험에서 평균 합격률은 50.8%였고 조세법 선택자의 합격률은 61.1%인 반면 국제법 선택자 합격률은 39.4%였다.
 



박 교수는 “선택과목은 시험 직전 수일간만 암기해 응시하는데 특성화, 전문화, 국제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는 요원하다”며 원인을 현행 변호사시험 제도에 뒀다.


학점이수제 도입과 선택과목 시험 폐지, 기록형 폐지 등을 통한 기본과목 수험부담의 경감, 로스쿨 수 축소와 로스쿨별 정원의 확대, 변호사시험 합격률 상향 조절 등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조영선 교수 역시 선택과목 폐지와 학점이수제 도입을 주장했다. 다만 선택과목 수 확대, 학점이수제에서의 최저등급제, 변시 성적 산입제 등의 방법도 있을 수 있다는 것.


조 교수는 “학교마다 합격자 수에 극도로 민감한 현실에서 최저등급제든 P/F든 변호사시험 응시자격 자체를 박탈하거나 학교에서 부여한 성적이 그대로 변시에 반영되는 경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성적부여를 기대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현행 형태를 유지하는 틀 안에서 과목선택의 편중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시험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해 사전에 공고하고 과목 간 편차를 줄이되, 문제풀 안에서 출제하고 현행 서술형에서 선택형으로의 전환, 또 이수제로의 전환 시 변시에서 선택한 과목의 관련 강의를 실제로 수강한 경우 변시 성적에 일정 가점 부여하는 방안 등이다.


한편 이번 연세대·고려대 법학연구원 정기 학술대회는 로스쿨 제도의 개혁이 요구되어지는 시점에서 그 방향은 무엇인지 논의하는 자리로서 마련됐다. 지원림 고려대 법학연구원장은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 도입 취지가 암기를 지향하고 내실있는 교육과 연계하기 위한 것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기존 판례사실 관계에서 날짜만 변경하는 등 정밀하지 못한 출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시험이든, 교육이든 형식보다 어떤 내용을 담을지에 고민해 나가야 하고 교수들의 통렬한 반성도 있어야 한다”면서 각계의 노력을 주문했다.


출처 : 법률저널(http://www.lec.co.kr)